김은주 케이커리 대표
- sdkoreanmagazine
- Mar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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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픽 하일랜즈 랜치에 첫 매장 오픈
다양한 분야의 한인들을 만나는 직업인지라, 더 자주 감탄하게 되는 것은, “한국 사람들 정말, 능력있는 인재들 억수로 많다”는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다 독학을 해서라도 터득하고, 또 조금만 지나면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경지까지 이르는 능력자들 말이다. ‘색소폰’, ‘자동차’, ‘집고치기’, ‘그림’, ‘홈패션’, 그리고 ‘베이킹’도.
카멜밸리 퍼시픽 하일랜즈에 12가지 맛의 Basque 치즈케이크를 자랑하는 ‘케이커리 (The Cakery)’의 주인장, 김은주 대표도 바로 그 스타일의 독학파다.
개인 주방에서 케이크를 주문받기 시작해, 매장 오픈까지 어언 3년이라 했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케이크를 일부러 찾아서 먹는 편이 아니었어서 이 집 케이크를 맛본 것은 1년 전쯤이었던 같다. 어느 얌전한 분께서 선물로 사다 주셨던 케이크가 깔끔한 홈메이드 스타일에, 기억될 만한 고급진 맛이었다. 몇 주 지나지 않아 다운타운 한식 퓨전 레스토랑인 Choi’s에서 디저트로 먹었던 케이크 또한 그 맛이라, 일부러 브랜드를 물어보니 Cakery라고, 모르냐고 했다. 나만 몰랐나, 주변에 열심히 물어봤더니 좋은 것 좀 찾아서 먹는다는 사람들은 왠만하면 다 먹어보거나 들어봤다고 했다. 그 이후로는 어느 미술 전시회 리셉션에서 또 만났는데 야금야금 먹다보니 홀케이크의 절반가량을 혼자 먹어치웠다.
맞다, 이 케이크, 치즈 케이크에 대한 나의 취향을 ‘불호’에서 ‘호’ 쪽으로 전환시켜 준 바로 그 케이크다.
상대적으로 화려한 장식없는 바스크 케이크 처럼 수수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의 김은주 대표는 클래식 음악을 전공했다고 했다. 미국에서 피아노로 석사를 받았고, 합창 지휘로 또 한번의 석사를 마쳤다. 남편의 직장 이동으로 샌디에이고로 와서는 전공을 살려 피아노 레슨을 했다.
그러다 코비드 팬데믹이 닥쳤고, 모두들 집콕을 해야만 했던 때 우연히 바스크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이와 남편 그리고 친구들을 위해 시작한 베이킹이었기에 유기농 재료만을 이용해, 되도록이면 달지 않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의 케이크를 한번 맛 본 친구들은 "이 맛있는 케이크는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먹어봐야 한다, 즉시 팔아야 한다구!”라며 도리어 재촉했다. 이 재촉이 바로 음악을 전공한 김 대표가 베이킹 취미를 사업으로까지 키우게 된 계기다.
이왕에 시작할 거, 한국에 가서 한동안 지내면서 전문적으로 베이킹을 배웠다. 여러가지 맛을 응용한 다양한 Basque 치즈케이크, 프랑스식 티 케이크 종류를 공동 주방에서 작업하며 오더가 들어오는 대로 정성껏 배달했다.독학 베이커가 굳이 약점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누가 뭐래도 최고급 재료로, 고민과 실패를 거듭해 최선의 결과물로 퀄리티를 보장했다. 초기 한정된 수량 때문에 고객들은 원하는 때 바로 바로 사 먹지를 못하니, 밖에서는 본의 아니게 ‘아무나 먹을 수 없는 it 케이크’로 빠르게 소문이 났던 모양이다.
거기에 연차에 비해선 정기 납품처도 있는 등 다양한 고객 카테고리가 조성됐는데 단골 고객들이 자신들이 자주 가는 유명 식당에 일부러 소개를 해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과정이 매끄럽고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시행착오를 거듭했고, 돕는 손이 필요했으나 책임감 있는 종업원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집에서, 공유주방에서 내가 만들고 싶을 때, 만들 수 있을 만큼만 만들던 때와는 상황이 점점 달라지고 있었다. 매장도 필요했다. 명실공히 ‘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서둘지 않기로 했다. ‘사업’이라는 것이 갖는 이윤과 성공 지향성을 일찍부터 ‘열정과 희망’ 프로젝트로 대체했다. 난데없이 스몰비즈니스를 하게되면서 부터는 엄마가 자주 떠올랐다. 평생 예술을 전공하면서 부족함을 느껴보지 못했던 것은 어머니 덕분이었다. 혼자된 어머니는 남매를 키우셔야 했는데 가게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항상 고맙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힘들고 고민됐을 순간의 일하는 엄마 입장을 오롯이 생각하기는 어려웠다. 겨우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런 상황에 있는 여성 스몰비즈니스 오너들이 함께 어울려 기댈 수 있는 일을 하면 좋겠다 싶었다. 그것이 그녀의 ‘열정과 희망’ 프로젝트가 됐다. ‘열정과 희망’ 프로젝트는 바로 베이킹을 통한 ‘공동체’의 형성이다. 일이 필요한 이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공간이 필요한 베이커에겐 프로페셔널한 ‘공간’을 나눠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들과 함께 조금이라도 더 나은 재료로 더 맛있는 케이크를 굽기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것이 일상이 되길 바란다. 또 아껴먹고 싶을 만큼 맛있는 케이크와 향이 좋은 커피로 힐링이 필요한 고객들은 언제든지 찾아와 오랫동안 쉬어 갈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조성하고 싶다. 그 목표 덕분에 힘들어도 어려운 순간들을 가치있게 여길 수 있었다.
The Cakery의 케이크는 이제 순수한 베이커 공동체의 하모니를 꿈꾸는 김 대표의 지휘봉이다. 첫 매장을 오픈하며 ‘열정과 희망’의 무대를 시작하는 김 대표가, 사뭇 긴장되는 초반부를 지나 각 파트간 균형과 조화를 최대로 이끌어 내는 클라이막스의 환희를 맛보며 꾸준히 아름다운 레파토리를 잘 이어가기 바란다.
주소: 6142 Village Way, San Diego, CA92130
문의: thecakerysd.com, (619) 643-4965
글: 서정원
사진: thecakerysandie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