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 청년, 꿈꾸던 레스토랑을 시작하다 맛과 분위기 겸비한 특별한 한식당
자칭 ‘괴짜이자 몽상가’인 젊은 청년이 샌디에이고 다운타운에 특별한 한식당을 열었다.
LA나 뉴욕 등 대도시에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던한 (퓨전) 한식 레스토랑이 샌디에이고에서도 마침내 오픈했다..
올 초부터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남다른 비주얼의 한식, 감각적인 매장 분위기가 소개되며 한창 입소문을 타고 있는 Choi’s.
과연 누가 다운타운 한복판에 이렇게 도전적인 레스토랑을 열었나 진심으로 궁금하다.
“저는 좀 괴짜고 몽상가예요, 어릴 때부터 꿈꾸던 일에 겁없이 도전했어요.” 라는 주인장은 23세의 최지우 셰프다. 7세에 샌디에이고로 가족 이민 와 초,중,고를 졸업하고 지금까지 줄곧 살았으니 나름 SD 토박이다.
고교 졸업 후 UC샌디에이고에 입학했지만 “아무리봐도 대학에서 돈 버는 방법을 안가르쳐 줄 것 같아서” 1년만에 자퇴했다. 이후로 솔라패널 세일즈, 서빙 아르바이트, 패션 디자인, 공장 일 등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3년 동안 닥치는 대로 사회를 경험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어릴 때부터 꿈이었던 레스토랑 사업을 위해 틈틈이 레시피를 모았다. 맛있고 멋진 요리를 만날 때는 어떻게 해서든지 배우고야 말았다. “한식, 양식, 일식 안가리고 맛있다고 소문난 곳은 찾아가 제발 좀 가르쳐 달라고 떼를 썼어요. 그것이 열정으로 받아들여져서 다행히 예쁘게 봐주시고 정말 잘 알려 주셨어요. 요리에 대한 감각도 있다고 격려도 해주시구요, 정말 감사했죠.”
Choi’s는 다운타운의 펫코파크 스타디움 앞에 신축된 팬시한 주상복합 몰에 위치해 있다. 위치도 좋고 매장 사이즈도 넉넉하고 여유있다. 듣자하니 경험도 없는데다 자금도 충분하지 않았을텐데 과연 어떻게 이런 위치에 이만한 외형의 식당을 열 수 있었을까?
“한번 와보고는 자리가 탐이나서 매니지먼트 컴퍼니를 무작정 찾아갔는데 마침 업계에서는 가장 이름난 회사고 TI (Tenant Improvement)를 많이 주는 회사로 유명해요. 그런만큼 당연히 경쟁도 심했죠. 저는 나름대로 매일 양복을 차려입고 찾아갔어요. 하지만 아무 경험도 없는 사회 초년생이였고 훨씬 근사한 음식점들에게 로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꿈쩍도 안하더라고요. 그래도 굴하지 않고 매일 밥 먹듯이 사무실에 찾아가고 있었는데 딱 팬데믹이 시작된거예요. 처음엔 아! 뭐 좀 해보려고 하니 이런 악재가!! 참 우울했죠. 그런데 그때가 바로 반전 포인트였어요. 오히려 팬데믹으로 인해 경쟁자가 확 사라져버리니 그제서야 매니지먼트가 ‘옛다’하고 기회를 주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운이 좋았던 거예요.”
그러나 이후에도 자금을 마련하고 공사를 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2년여 기간동안 수많은 어려움과 우여곡절, 마음고생을 넘고 드디어 작년 12월에 문을 열었다. 그렇게 첫 문을 여는 날, 종종거리며 하루를 보낸 후엔 머리 끝까지 차오른 눈물을 펑펑 쏟아 낼 것만 같았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앉아서 차분하게 울 시간을 못가졌어요. 그저 매일 닥치는 일들을 해내느라 정신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는 젊은 셰프, 자신의 Last name을 상호로 내세웠다는 것은 반드시 성공하고 말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명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이 레스토랑은 분위기나 음식, 서비스 전체가 한마디로 최지우 셰프가 감독하고 주연하는 하나의 무대다. “한식을 매개로 중요한 사업이나 미팅, 특별한 날을 기념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는 의도가 잘 살려진듯 공간의 인테리어는 절제미가 있어 고급스럽다. 메뉴에는 ‘반찬샐러드’, ‘참깨 콩나물무침’,‘불고기 타코’, ‘두부조림’, ‘보쌈’, ‘갈비’, ‘표고버섯 옹심이 파스타’ 등 익숙한 것과 새로운 것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한편 식당의 중심에 자리한 바에서는 소주나 막걸리 베이스의 칵테일이 제각각 ‘한강’, ‘애월’, ‘부산’, ‘제주’, ‘여수’ 같은 한국 지명으로 서브되고 있어 자연스럽게 손님들과 스몰토크의 화제가 되기도 한다.
“한식을 처음 접한 타인종 고객들도 부담없이 시도해 볼 수 있는 메뉴로 시작했고, 차차 반응을 살피면서 메뉴를 더 내놓으려고 합니다.”라는 그는 자신의 음식에 엄청난 비법이 숨어있거나 내가 최고라는 과장과 자랑따윈 하지 않았다.
그의 요리는 플레이팅이 상당히 창의적인데 국, 밥에 푸짐한 반찬이 아니면 안된다는 토속 입맛이 아니라면 맛도 비쥬얼도 꽤 매력적이다.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사업 미팅이나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거기에 직접 테이블마다 찾아와 인사하는 셰프의 매너는 덤으로 맛볼 수 있는 Choi’s, 샌디에이고에도 이런 분위기의 한식 레스토랑이 하나쯤은 있었으면 했는데, 마침 딱이다.
-주소: 100 Park Plaza. (펫코파크 스타디움 앞)
-영업시간: 화-일, 오후 5시-밤 10시까지
-주차: 건물 뒷편 Retail 주차장 2시간 무료
-메뉴: Choiskorean.com
글: 서정원
사진: 정호/ 이서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