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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장엄한 사막의 붉은 ‘여운’ … ‘레드락 캐년’

숨가쁘게 즐겼다면 잠시 ‘쉼’에 나를 두어라.

26개 트레일 코스로 만나는 다채로운 생명력


화려한 스트립이 주는 격한 흥분만으로 이 사막 도시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라스베이거스라는 책의 몇 페이지만 읽은 것과도 같다. 대부분 자극적인 표지를 넘기며 흥미로운 즐거움을 만끽하는 수동적인 관광객이었다가 이 도시를 훌쩍 떠난다. 그러기엔 아직 읽지 않은 보석같은 그림들이 라스베이거스에 존재한다. 숨가쁘게 즐겼다면 잠시 ‘쉼’에 나를 두어라. 반복되는 현실의 일상에 지쳐있다면 광활한 안식으로 품어주는 그 사막으로 가보자. ‘레드락 캐년’ … 붉게 빛나는 네바다의 보석같은 풍경 속에 가을처럼 물들어 보자.

스트립에서 20마일 정도를 달려 159번 국도에 들어서면, 건조한 사막 들판에 갑자기 거대한 검붉은 암석들이 펼쳐진다. 196,000 에이커에 달하는 레드락 캐년은 수백만 년 전에 융기한 여러 조각의 땅들이 부딪혀서 형성되었다. 철분이 산화되어 햇살에 붉게 타오르는 아름다운 진홍색의 암석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기다리는 비지터 센터는 꼭 둘러봐야 할 필수 코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붉은 암석들을 거대한 유리창을 통해 볼 수 있다. 비지터 센터를 나오면 13마일에 걸쳐 다듬어진 시닉 드라이브(Scenic Drive) 코스가 등장한다. 멀리 들판 사이로 꼬불꼬불 이어진 도로와 장난감처럼 굴러가는 자동차들의 행렬이 눈을 즐겁게 한다. 원웨이인 시닉 드라이브에 진입하면 여러 개의 전망대를 거쳐 나오기까지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트레킹을 원한다면 시간을 넉넉히 가져야 한다.


첫 번째 전망대인 칼리코 I(Calico)에 이르면 가장 가까이에서 말 그대로 ‘레드락’을 볼 수 있다. 붉은 바위 골짜기를 따라 트레킹을 하면 두 번째 전망대인 칼리코 II로 이어진다. 두 곳의 전망대를 벗어나면 붉은 바위는 점점 회색과 흰빛의 사암으로 바뀌어 간다. 가장 강추하고 싶은 전망대는 바로 하이 포인트 오버룩(High Point Overlook). 평평해 보이지만, 해발 1445m 높이로 상당히 높은 지대. 레드락 캐년의 거대한 전망이 숨막히게 다가온다. 벤치에 앉아 한 줌의 소음조차도 들리지 않는 고요에 귀를 기울이면 일렁이던 문명의 유혹들이 잠잠히 잦아든다. 정돈된 마음으로 달리는 길은 점점 고도가 높은 깊은 산 속으로 빠져들며 돌아 나온다. 이른 봄이면 눈과 비가 녹아 흐르는 시냇물을 시닉 드라이브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붉은 바위의 비밀

수천 피트에 달하는 레드락의 사암 절벽은 아즈텍 사암으로 대략 180억년 전에 형성되었다. 바람에 날린 모래가 이리저리 움직여 광대한 사막의 석회화가 모래 언덕을 이루었다. 이동하는 모래는 다른 퇴적물에 의해 묻혔고, 어떤 부분은 철분이 농축되고 산화돼 칼리코 힐(Calico Hills)에 붉은 색이 두드러졌다. 칼리코 힐을 지나며 암석이 점점 회색을 띠는 것은 철분이 물에 의해 씻겨나가거나 퇴적되지 않은 석회암이다. 산화철 방울이 떨어져 퇴적된 바위에는 붉은 물방울이 장관을 이룬다.


 

*레드락은 원주민의 보금자리

레드락 캐년의 트레일을 오르다 보면 작은 샘과 시냇물을 종종 만날 수 있는데, 이 물의 존재가 인디언의 보금자리를 형성하는 열쇠가 되었다. 만자니타 열매, 가시배 선인장 열매, 용설란 하트, 유카 열매, 피뇽 잣 등이 풍부해 식재료와 약재로 쓰며 수천 년 동안 터전으로 삼았다. 암각화와 상형문자 등의 고고학적 유적지를 쉽게 이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26개에 달하는 트레일 코스

레드락 캐년은 그야말로 하이킹의 보석이다. 무려 26코스의 트레일이 방문객을 반긴다. 많은 이들이 오르는 칼리코 탱크(Calico Tank) 트레일은 정상에 오르면 바위 안에 고인 샘물을 볼 수 있고, 스트립 전망이 한 눈에 들어온다. 코스가 비교적 짧아서 가족이 함께 오르기에도 적합하다. 브릿지 마운틴(Bridge Mountain) 코스는 평균 14시간이 소요되는 7마일의 하드코어로 윌로우 스프링 피크닉 지역에서 시작하여 깊은 협곡을 따라 걷는다. 울창한 나무들이 우거지고, 뿔이 달린 산양도 만날 수 있다. 래드락 캐년 바깥쪽에 있는 크릭에도 여러 코스의 트레일이 있는데, 퍼스트 크릭 캐년(First Creek Cayon)이 유명하다. 광야를 거슬러 오솔길을 따라 협곡에 이르면 미루나무와 버드나무가 우거지고, 작은 폭포도 만날 수 있다.


 

*꼭 알아두세요

시닉 드라이브에서는 사이클링이 가능하며, 지정된 트레일에서는 오프 로드도 혀용된다. 캠핑장이 운영되지만, RV를 위한 편의 시설은 없으며, 매년 9월부터 5월까지 오픈한다. 현재 레드락 캐년 입장은 10월부터 내년 5월까지 예약제로 운영된다고 웹사이트에 권고되어 있으므로 확인이 필요하다.



글 제이스 리 (Jace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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