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공실률 30년 만에 최고치 임대료 하락 등 시장 전망 어두워
지난달 골드만삭스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앞으로 수년간 회복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팬데믹으로 시작된 원격근무로 줄어든 상업용 부동산 수요가 늘어날 조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가 발간한 보고서에서 슈타인 반 니우어버그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부동산 및 금융학 교수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이 어둡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무실 임대 시장이 안정되려면 몇 년이 걸릴 수 있다”며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느리게 침몰하는 난파선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니우어버그가 시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구체적으로 네 가지다. 첫째로 팬데믹 이전에 맺은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었을 때 같은 조건으로 갱신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미국 사무실 임대 계약은 보통 5년이기 때문에 팬데믹 이전 지금보다 임대인에게 유리한 환경에서 맺은 거래가 다수 존재한다.
하지만 만료 시기가 다가오면 임차인은 계약을 그대로 갱신하는 대신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서 더 나은 임대 조건을 찾아다닐 가능성이 크다. 니우어버그는 “많은 임차인이 아직 미래의 임대 계획을 세우지 않았으며, 임대 공간을 줄이거나 더 나은 조건으로 계약을 협상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며 “두 가지 모두 몇 년간 임대인의 재무 상태에 악조건으로 적용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증가하는 공실로 하락하는 임대료다. 줄리 웰란 CBRE 글로벌 임차인 연구 책임자는 포춘에 사무실 부동산 공실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니우어버그는 “가까운 장래에 시장 임대료가 하방 압력을 맞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 번째로 임대인의 주택담보 대출이 꼽힌다. 미국에서 집주인은 일반적으로 30년 만기로 주택담보 대출을 받는다. 대부분 10년 정도쯤 기간이 지나면 상황에 따라 재융자를 받으며 대출을 이어 나간다. 하지만 금리가 수십 년 만에 최고치에 도달하고 있다. 예전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재융자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니우어버그는 “이자율이 두 배 이상 올랐고, 공실로 보유 현금에 문제가 생겼으며, 자택 근무의 확산과 높은 이자율로 건물 가치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것은 대출 기관이 만기가 돌아온 부채의 상환을 그대로 연장하지 않도록 만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부에서 실시하는 부동산 가치 평가 빈도가 낮아 문제라고 지적했다. 재산세 징수 기관은 상업용 부동산 가치를 측정할 때 최신 매출이 아닌 최근 5년간 수익을 기준으로 책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니우어버그는 줄어든 사무실 수요가 다시 증가하려면 과거처럼 직원들이 사무실에 출근하는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하이브리드 근무 및 원격 근로 정책이 기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요즘 부동산 투자자들은 비어가는 사무실을 주거용 주택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니우어버그는 이런 대응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실이 많은 도심 지역 사무실 중 주택으로 전환하기 적합한 건물은 약 10% 정도”라며 “모든 주택 전환 프로젝트가 경제적인 것은 아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