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이란 '일생'(lifetime) 즉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를 의미합니다. “내 평생 살아 온 길”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로서 어제(과거)의 이야기지만, “내 평생에 가는 길”은 오늘도 걸어 가야하고 내일도 걸어가야 할 길이기에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찬송가 (413장) “내 평생에 가는 길”은 저의 애창곡입니다. 어렵고 힘들 때 마음에 평안과 위로와 용기를 주는 찬송이기 때문입니다.
이 찬송의 배경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이 찬송가의 작사자는 호레이쇼 스패포드(Horatio Gates Spafford, 1828-1888)입니다. 그는 뉴욕에서 태어났고 시카고에 거주하던 당시 43세의 저명한 변호사로 아내와 5명의 자녀를 두었으며 교회의 회계 집사, 주일학교 교사, 복음전도자 등 다방면으로 활동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4살 된 아들을 하늘나라로 보내는 슬픔을 겪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전 재산을 투자해서 시카고에 건축한 호화로운 별장이 1871년의 시카고 대화재로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때 약 10만 명의 이재민을 내었고 300여 명이 죽었습니다. 이 평화롭고 행복한 가정에 시련이 닥쳐온 것입니다.
감당 할 수 없는 일을 연거푸 겪은 그는 의사의 권유로 몸과 마음이 약해진 아내와 그가 쉴 수 있도록 여행하기를 권유했습니다. 그래서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가족과 같이 가기로 하였었으나 떠나기 하루 전날 갑자기 급히 처리해야 일이 생겨 곧 뒤따라가 파리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아내와 어린 네 딸을 먼저 유럽행 여객선에 태워 떠나 보냈습니다.
순항하던 여객선은 떠난 지 일주일이 지난 어느 날 영국의 철갑선 록키안(Lochearn) 호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226명이 목숨을 잃고 87명만이 구조되었습니다. 그의 아내는 구조 되었지만 11살, 9살, 5살, 2살 난 딸들은 모두 물에 잠기고 말았습니다.
그는 한 순간에 사랑하는 자녀들을 잃어버리고 밀려오는 감정을 추스르며 아내를 만나기 위해 영국으로 떠났습니다. 그가 탄 배가 대서양 한가운데를 지날 때 선장은 이곳이 바로 그 비극의 사고 지역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는 바다 속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어린 네 띨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그때 그는 너무나 괴로워 하나님을 원망하면서 “주님, 저는 주님의 일을 가장 귀하게 여겼고 주님을 사랑했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시련과 고통을 주십니까?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하고 밤 자정이 훨씬 넘도록 울부짖었습니다.새벽까지 잠을 못 자고 하나님 앞에서 탄식하며 기도하던 중 어느순간 그의 마음에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이 찾아왔습니다. 그때 그의 마음을 표현한 찬송이 “내 평생에 가는 길”입니다. “내 평생에 가는 길 순탄하여 늘 잔잔한 강 같든지 큰 풍파로 무섭고 어렵든지 나의 영혼은 늘 편하다” [후렴].”내 영혼 평안해 내 영혼 내 영혼 평안해” (옮긴 글 )
평생 살아온 길에도 큰 풍랑을 만나기도 했지만 앞으로 살아가는 길도 순탄하여 잔잔한 강 같기도 하지만 때로는 큰 풍파가 몰아 닥칠 때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 항해는 항상 순풍에 돛을 단듯 순조롭지만은 않습니다. 작은 쪽배이건 커다란 여객선이건 똑같이 폭풍우를 만나기도 하고 암초에 걸리기도 합니다. 때로는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삼킬듯이 달려드는 거친 파도와 사투를 벌일 때도 있고 배에 구멍이 나서 물이 새어 들어오는 때도 있습니다.
평안(平安), 평강(平康), 평화(平和), 평온(平穩)이란 단어는 거의 같은 의미의 단어들입니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한복음14:27).
하나님은 평강의 하나님이십니다. 참 평안은 하나님만이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2024년은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 새해가 밝았습니다.
“평강의 주께서 친히 때마다 일마다 평강을 주시기를 원하며 너희 모든 사람과 함께 하시기를 원하노라"(데살로니가후서 3:16).
금년 한 해 동안 걸어 가는 인생 길에 아니 앞으로 걸어 가야할 인생 길에 어떠한 큰 풍랑을 만나고 어떠한 시련과 고통과 역경을 만나더라도 평강의 주께서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찌어다’(요20:19) 하고축복해 주시기를 기원합니다.